스페셜 단편 드라마로 방송되었던
최후의 만찬(最後の晩餐)에 이어서 방송된 2011년 3분기 작품인 해는 다시 뜬다(陽はまた昇る). 경시청경찰학교(警視庁警察学校)라는, 실제로 존재하는 경찰인력교육기관을 소재로 한, 한 분기만 해도 두세개가 쏟아져나오는 형사, 추리물만이 즐비한 경찰관련 일본드라마 가운데 신선한 느낌의 학원물 드라마였습니다. 주요 출연진으로는 수사1과의 에이스 형사인 토오노 역의 사토 코이치, 그리고 10년 전 토오노가 체포한 경관살인범 안자이 역의 ARATA, 그리고 토오노 교관 클래스의 미야타 역의 미우라 하루마, 유하라 역의 이케마츠 소스케 정도. 그리고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본 이유인, 등장신은 그렇게 많진 않지만 모든 스토리의 시작과 끝을 맺는 열쇠의 역할을 하는 나츠미 역의 사이토 유키. 그리고 기타 YOU나 마야 미키까지.
경찰학교를 주제로 한다고는 하지만 대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학생들의 이야기다보니 학원물의 흐름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게 특징이긴 합니다.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보통 고등학교의 학원물과는 다르게 교우간의 관계, 연애문제보다는 경찰학교의 수업과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고난극복이 스토리의 대부분인 옴니버스식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최후의 만찬(最後の晩餐)에서 어렴풋이 비추어졌다시피 이야기의 가장 중심축은 토오노와 그의 아내인 나츠미와 함께 도망중인 안자이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스토리의 끝도 이 둘 간의 관계가 마무리되면서 막을 내립니다.
본편의 스토리는 이 드라마의 캐치프레이즈인
상냥함만으로서 사는 시대는 끝났다やさしさだけで生きる時代は終わった와 같이 경찰학교의 '학생'으로서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경찰학교의 방침과는 다르게, 수사1과의 형사에서 바로 교관이 된 토오노는 학생들을 당장 살인범을 체포할 수 있을 정도의 경찰관으로 키우기 위해 주위의 만류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에없는 혹독한 훈련을 감행하면서 학생들과의 마찰과 갈등을 통해 자기승리를 거두는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심축의 스토리는 최후의 만찬(最後の晩餐)에서의 사건의 책임을 지고 수사1과에서 경찰학교로 이동한 토오노와, 10년 전 그가 체포한 경관살인범이자 몇번의 경찰의 배신으로 인해 깊은 경찰불신을 안고있는 안자이가 출소 후 토오노의 아내이자 자신의 소꿉친구인 나츠미를 데리고 달아나면서 생겨나는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옛날에
케이조쿠 (ケイゾク, 1999)를 보면서 느꼈던 점 가운데 '옴니버스식 드라마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스토리를 얼마나 극중에 적당히 버무릴것인가'에 대한 게 굉장히 어렵다는 걸 느꼈는데 본작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그 밸런스를 적당히 맞춘 느낌이 들어서 그것 또한 좋았습니다. 본편이야기에 휘둘려 중심스토리를 마지막에 급 마무리하는 형태도 아닌, 중심축을 너무 돌다보니 본편은 온데간데 없는 그런 것이 아닌 형태의 드라마 말이죠.
학원물이라 하면 젊은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가운데 중심축을 잡는 멘토 역할의 배우가 중요한데,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면서 연기에는 잔뼈가 굵은 사토 코이치라는 배우가 확실하게 단단히 그 축을 잡아줌으로써 이야기가 딴 데로 어수선하게 흘러가지 않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사토 코이치라면
매직아워 (Magic Hour, 2008)에서 굉장히 인상깊게 남은 배우였는데, 이런 포커페이스 역의 슬픈 배경의 형사 역도 아주 능숙하게 해내시더군요. 연기의 스펙트럼이 진짜 다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극본 자체도 GOOD LUCK!(2003)이나 하얀거탑(白い巨塔, 2003), 그리고 2010년에 사이토 유키님이 주연하신 동창회~러브 어게인 증후군(同窓会〜ラブ・アゲイン症候群, 2010)의 각본을 맡기도 한 명작들을 배출한 이노우에 유미코 각본으로, 보면서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강했습니다. 경찰학교라는 배경의 특성상 보통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를 살리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더군요.
사이토 유키님 때문에 보기 시작한 최후의 만찬(最後の晩餐)과 태양은 다시 뜬다(陽はまた昇る)였지만, 묵직하게 극의 흐름을 잡아주었던 사토 코이치의 연기력과 경찰학교라는 소재의 신선함, 은근히 연기파만 모인 연기자들과 그에 걸맞는 스토리까지. 간만에 본 경찰관련 드라마였는데 개인적으로 생각 대비 적은 주목도와 시청률에 비해 잘 만들어진 작품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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